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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무전 여행을 떠나요*

      *무전 여행을 떠나요*

                                                                 

 

    아마도 1978년 8월 여름 결혼 전 20대후반 젊은 피가 용솟구치던 때였다.

차창밖은 어두움뿐 지나치는 전봇대와 검은 물체가 눈에띨뿐 고요한 농촌을 기적소리와 기차의 괴음으로 뒤흔들어 깨우며 지나치는 것 같다 우스개 말로 철길주변 동네는 애들이 많다고 한다 자다깨면 애를 만들어 다른동네 보다는 애들이 많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다.

목적지를 향해 달리는 열차는 가끔 기적소리를 울리며 지칠줄 모르고 달린다.

 

 

 

코를 골아대며 세상모르고 잠에 떨어진사람 일행들끼리 무료한 시간을 보낸다고 동양화 그림책을 펼쳐들고 고스돕 치며 몇푼 잃으면 얼굴은 울그락 불그락 혈압 올리며 씩씩대는.남자 젊은남여가 얼굴맞대고 부등켜안고 잠에 떨어져 입맛을 다시며 중얼거리는 모양들이  千態萬象 이다 얼마나 달려 왔는지 열차도 힘에겨운 듯 지친소리가 들려온다.

 

 

~익 포~옥 치칙 폭폭 하얀수증기를 토해내며 힘에겨운 소리를 내며 오르는중이다

조그마한 시골역 희미한 전등불 사이로 보이는 이정표에는 황간역 이라 적혀있다.

서울과 부산의 중간점이 되는곳이고 구름도 바람도 쉬어간다는 추풍령 고개가 있는곳 이다.

서울과 부산에서 열차가 동시에 출발 하면 황간역에서 만난다고 한다  어느해 학교에 발을 들어 놓기전에 어머니 손에끌려 야심한밤에 잠에떨어져 있던 소년을 끌어내려 징검다리를 건너 외가집에 왔던 그곳이다 어머니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곳이다.

 

 

상경하는 열차가 기적소리를 울리며 힘에 겨운 듯 하얀 입김을 토하며 들어선다. 그물망에 넣은 사과를 들고 차창가에 기웃거리며 팔러 다니는 할아버지 모습이 왜소해 보여 안타갑다

찐달걀을 파는 할머니와 한울타리에 사는 동거인 으로 보인다.

기차는 다시 하얀입김을 길게 내뽐으며 종착지를 향해 달리고 있다 차창밖은 어둠이 가시기 시작하며 물체가 우리 시야에 들러온다.

 

  

아까보다는 제법 큰역 이었다 안내방송을 하는 여자도 잠에서 막깨어난 볼멘소리로 들린다

여기는 삼량진역 입니다

창원이나 진해방면 으로 여행을 하실분은 내리셔서 열차를 갈아 타주십시오

내리실 때 잊으신 물건 없이 내리셔서 안녕히 가십시오

이른 새벽이라 몸도 으스스 떨리고 잠에서 깨어 내리는 승객들 모두가 몸을 움츠리고 있다

우리 일행들도 짐보따리를 챙겨 어깨에 걸치고 내렸다.

 

 

무더운 여름이라 하지만 새벽의 공기는 우리의 몸을 움츠리게 하고도 남을 정도로 차거웠다

삼량진에서 진해로 가는 열차에 몸을실고 목적지를 향해 달리는 열차에는 우리모냥 무전여행을 하는 동지들을 만날 수 있었다 강원도에서 온 대학생 이라는 정도만 알았다.

더많은 것은 알 필요도 없고 알려고도 안했다 도움을 받을것이 없었다 도움을 주어야할지도

모른다고 판단을 내렸기에 간단한 인사로 끝을 맺었다.

 

 

  봄이되면 꽃소식을 전해주는 도시 진해에 들어온 것이다 길가에 가로수는 벚나무로 길가를 푸르게 장식 하고 있었다 내년 봄이오면 하얀꽃으로 온통 수놓을 것을 머릿속에 그려 보았다. 군항제 해군의 도시를 벗어나 수치해수욕장에 짐을 풀고 텐트를 쳤다 그리고는 錦繡江山食後景 이라고 먹을 것을 준비 했다 일행중 막내가 부식장만 해온다며 팬티차림에 찌그러진 냄비 하나들고 바닷물속 으로 풍덩 빠져 들어가 버렸다 잠수를 한것인지 모르겠다.

쌀을 대충 물에씻고 코펠에 넣어 밥물은 손등에 살짝 걸칠만큼 붓고 버너에 올려 놓았다.

막내가 들고온 냄비안에는 미역줄기와 조개몇알 해삼 몇 개를 건져 온 것이다.

 

 

그런대로 밥은 잘된 것 같았다 고추장넣고 비벼대는가 하면 마아가린에 비비고 식성대로 굶주린 배를 채우는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 하질 않았다 농촌길을 지나다 보면 온통 부식이었다 고추밭에 주렁주렁 달린 풋고추는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때 피해를 본 농사짖는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 드리고 싶다 요즘은 아파트 공터에 텃밭이라고 새끼줄 쳐놓고 고추 상추 깻잎 토마토를 심어놓고 농사라고 지어보니 과부심정 홀아비가 안다고 이제는 농사짓는분께 죄송스럽다  인천앞바다에서 여름을 보낸 물개같은 일행들은 뱃속에 식량보급을 마치고 수치해수욕장 바닷물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해가 뉘엿뉘엿 노을빛을 그려내고 있을 무렵 해군경비부에서 우리텐트를 철수하라는 지시에

우린 넋을 잃고 있었다 군작전 지역이라 야간에는 국방색(녹색)텐트가 아니면 철수해야 한다고 빨간텐트를 철거 하라는데 버틸재간이 없었다 벌써 주위를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의 어둠이깔리고 있다 대충 짐꾸러미를 메고 야간도주 하는 빗쟁이처럼 야심한밤에 수치해수욕장을 벗어나고 있었다.

 

 

다신 수치해수욕장 오나봐라

다시오면 성을 간다

다시찾으면 우리엄마 자식이 아니다

더럽고 치사해서 안온다 안와

 

한마디씩 내뱉으며 수치해수욕장을 떠나 둬시간 행군을 해서 찾은곳이 낚시터에 도착했다.

넓은 물이 있고 주변에는 뜨문뜨문 밤낚시 즐기는 낚시꾼들이 보였다

오늘밤을 여기에서 보내기로 하고 짐을 풀었다 한쪽에 텐트를 설치하고 등불을 걸어 놓으니 모기들이 피사냥을 나온 것 같다 귓전에 울리는 모기들의 교향곡 왱~·

어찌나 민첩한지 주인 모르게 그물(투망)로 향어 잉어를  밤새 먹고 남을 만큼 잡아 올린 것이다 얼큰한 향어 매운탕이 보글보글 거리며 입맛을 다시게 한다.

 

 

결국은 소주댓병과 향어매운탕 으로 진해에서 첫밤을 마감하게 됐다.

희미한 등불안 텐트속에서 흘러나오는 취할대로 취한 노랫소리가 고요한 낚시터를 깨우고 있다  “해변으로가요!~ 별빛이 쏟아지는 해변으로가요~”

여기저기에서 웅성대는 소리가 들리며 동이트고 날이 밝아오고 있는시각 텐트안 일행은 엉켜진채 잠에취해 고향의향수를 달래고 있는 것 같다 어딘선가 멀지도 않은곳에서 들리는  장닭이 새벽을 깨우고 있다 꼬~끼오! ~끼오!

 

 

  일행은 창원으로 길을 잡았다 막내가 창원에 근무 했던곳이라 지리도 밝았다.

아침은 해장을 해서 속을 푼다고 얼큰한 라면으로 대신하는 바람에 점심은 비상금을 털어 자장면 으로 결정을 내렸다 곱빼기라고 하지만 먹고 돌아서면 내려가는 한창때라 부족한감은 들었지만 다음 행선지 부산을 가기위해 창원역으로 발길을 잡았다.

역을가는 길가에는 고추와 깻잎이 지천이다 닥치는대로 고추와 깻잎을 따서 주머니에 넣었다  저녁밥 먹을때 반찬걱정은 해결 된거나 다름이 없다.

 

 

 열차로 부산에 도착을 했고 일행중에 부산에서 살다온 친구가 있어 부산을 다니는 길잡이는 걱정이 없었다 역광장은 피서인파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지하도에는 갈길을 재촉하며 갈곳없는 인파들이 신문를 깔고 잠자리를 차지하고 내땅처럼 버티고 있는 것 같다.

부산을 찾는사람 이라면 여름 겨울을 가리지 않고 찾는 어머니의 가슴같이 포근하고 따스한

태종대로 첫방문지로 정하고 버스에 일행들은 올랐다.

태종대입구 왼편산기슭에 보이는 사찰을 향해 산등성이를 올라가서 사찰 바로아래 자리를 잡았다 무더운 날씨는 내려갈줄 모르고 찜통날씨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우선은 배곱은 것부터 해결을 해야겠다 막내가 밥을짖고 풋고추와 깻잎을 씻어 밥상을 차리고 있는데 사찰에 스님이 김치 한대접을 들고 오셨다.

 

  

젊은이들 어디서 오셨나?” “저희 둘은 인천이구요 저친구는 서울 입니다

집 떠나면 고생 이라네

시장들 하지 김치점 갖어 왔으니 잘들 드시게

필요한거 있으면 올라 오시게하시고 스님은 어둠속으로 사라지셨다

 

진수성찬이 필요없다 시장이 반찬이라구 허기진배에 코펠속에 밥을 비우고 나니 세상 부러울 것 없는 것 같다 밤하늘은 반짝거리는 별들이 무수하게 떠 은하수를 이루고 있다

텐트속에 누어 별을 헤아려 본다 하나~ ~ ~~ 다섯~ 여섯~ ---~ 쿨쿨쿨~

찬란한 태양이 떠오르며 무더운 찜통더위는 계속 이어질것같다.

 

절경을 이루는 태종대 계곡 마다 낚시를 즐기는 태공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바위돌에 부디쳐 일이키는 하얀 파도가 출렁 거리고 유람선은 가득실은 인파를 파도에 넘실대며 돌아와요 부산항에노래가 흥을 돋구고 있다 일행들은 자갈마당 오른편 계곡 끝자락에서 다이빙으로

줄을이어 첨벙 첨벙 솟아 들렀다 넘실대는 파도속에 몸을 던져 쾡이부리마을 물개들의 수영솜씨를 과시 한 것이다 더위를 식히러 나온 많은 인파들이 쳐주던 우뢰와같은 박수소리가 들려왔다 그후에 태종대를 서너번 찾았는데 그때마다 그 우뢰와같은 박수소리가 들려 오는 것같은 착각에 빠지곤 하였다 물론 수영금지 구역을 무시하고 무더위를 참을수 없는데서 저질러질 잘못된 행동이었다 젊음만을 앞세운 과한행동이 아닌가 생각든다.

 


 태종대에서 해운대로 자리를 옮겼다 수많은 인파속에 묻혀 물속에서 첨벙댈뿐 전국에서 제일 많은 피서객이 모이는곳 이라 발들여 놓을곳이 없다해도 과언은 아니다.

나가지 말라는 위험수위를 지나 살려 달라고 허부적 거리는 맥주병들을 우리가 구조해주며

봉사활동으로 하루를 보냈다.

 

 

  

동백섬 반대쪽 바위에서 저녁준비를 했다 코펠에 밥한통은 저녁으로 먹어치우고 다시 밥한통을 지었다 막내가 商街에 나가 김과 단무지를 구해왔다.

김밥이라고 말이 김밥이지 단무지 한줄넣고 둘둘말은 것이다 두툽하게 20줄을 말아 은박지에 5줄씩말아 4뭉치를 만들어 배낭에 챙겨 넣었다.

몸은 지칠대로 지쳐 입술은 지진이 일어나고 얼굴은 죽상이 되어 버렸다

일행은 짐을 챙겨 부산역 으로 귀향길을 재촉했다.

부산역앞에 장사진을 치고 있는 피서객들이 귀향비가 없어 일해서 귀향비 마련해야 상경한다는 젊은이들 지칠대로 지친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서울행 야간열차에 일행은 몸을 실고 일정을 마무리단계 중이다.

기적소리를 울리며 부산을 뒤로하고 종착지를 향해 달리기 시작 하였다.

차장밖은 어둠에 스쳐가는 물체만 잠깐 잠깐 보일뿐 어둠뿐이다 올때와는 달리 열차안 풍경은 지친사람뿐 잠에취해 코를 드르렁 골며 잠에 떨어져 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도록 잠에취해 있을때 누군가 흔들어 깨웠다 눈을 비비며 짜증스런 얼굴로 일어나 보니 열차는 왜관을 지나고 있었다.

 


  밤참을 먹고 자라고 막내가 깨웠다 해운대에서 둘둘 말은 김밥인데 그렇게 맛있는 김밥은 요즘도 구경을 못한 것 같다 두툽한 김밥한줄을 손에쥐고 먹는 그맛은 어느 누구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단무지 한줄 넣고 말은 김밥이지만 잊을수 없는 김밥이다

일행이 먹는 김밥을 바라보며 침을 꼴깍 삼키시던 할머니께도 실눈을뜨고 힐금 쳐다보던 할아버지 아줌마 꼬마들 에게 김밥을 나눠 들였다.

하나같이 너무 맛있다고 원더풀을 외쳤다.

 

  열차는 대전을 지나 영등포역에 멈추고 있다

여기는 영등포역입니다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잊으신 물건없이 안녕히 가십시오배낭을챙겨 역을 빠져 나오며 벽에 둥근시계가

 밤11시를 가르키고 있는 것을 보았다.

다음날 아침부터 창밖은 비가 내리고 있다.

 

 

   정원의 포도나무에 포도가 아름이 되여 빗물이 맺혀 힘겨워 하고 있다.

빗줄기는 몇날을 계속 내렸다.

거울에 비친 내몰골이 말이 아니다.

막내는 고인이되여 우리곁을 떠난지 오래됐다.

하늘나라 에서도 그날을 기억 하며 맛있는 김밥을 그리워 하겠지 너무 맛있었으니까

막내의 명복을 빌며 그렇게도 누구에나 다정다감 했던 막내 태식이가 우리 곁을 떠난지도

40여년이 흘러 갔다.태종대 절벽위에서 다이빙을 하던 막내 태식이의 넋을 기리며

펜을 놓을까 한다.

 

          2018년 5월 지난 추억을 그려보며  택균이 생각~  (사진배경: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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